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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사탕 내리는 밤

저자 | 에쿠니 가오리 출판사 | 소담출판사
ISBN : 9791160271522   |  발행일 : 2019-01-29  |  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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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에쿠니 가오리가 전하는 2019 새로운 사랑 방정식

한국 독자들에게 끊임없는 사랑을 받는 작가, 에쿠니 가오리가 2019년 새로운 소설로 돌아왔다. 그녀의 신작 『별사탕 내리는 밤』은 일본과 아르헨티나에서 펼쳐지는 두 자매의 사랑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에쿠니 가오리, 사랑, 그리고 별사탕……. 그녀의 섬세한 문체와 반짝이는 스토리는 백지에 좌표를 그리듯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어린 시절, 서로의 연인을 공유하자던 자매의 약속은 우리에게 생경한 충격을 건넨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밖으로 드러나는 자매의 행실이 아닌 예상 불가능한 그녀들의 시작점, 뿌리는 어디였을까 하는 물음이다. 그녀들에게 사랑이란 진정한 자신을 찾아 나가는 모험이다. 그 모험의 답이 일본계 아르헨티나 이민자 2세라는 국적에 대한 정체성인지, 아니면 연인, 결혼이라는 신뢰할 수 없는 관계에 대한 의심인지는 알 수 없다, 자매에게 해답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그녀들이 계속 전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다.

흥미로운 건 그녀들이 길 잃은 어린 소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매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의심이 없고 망설임 없이 발을 뗀다. 그리고 그 길이 잘못된 길이었다는 걸 깨달을 때면 미련 없이 뒤돌아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그 발자국에는 어떤 후회와 미련도 담겨있지 않다. 마치 처음부터 정해진 일이었던 양. 그래서 우리는 자매의 발칙한 행동에 대해 함께 고민하거나 의문을 던질 필요가 없다. 그저 그녀들의 선택을 따라 도쿄와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횡단하듯 소설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면 된다.

어린 시절 저지른 행복하고 농밀한 기억
도쿄라는 도시에서의 짧지만 파멸적이었던 나날
“변명의 여지 없이 아주 나빴다. 그 시절의 우리는”

『별사탕 내리는 밤』을 이끌어가는 두 자매 사와코(카리나)와 미카엘라(도와코)는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의 일본인 거주지에서 나고 자란 이민자 2세대이다. 조용하고 냉소적인 사와코와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미카엘라는 정반대의 성격임에도 무엇이든 함께 의논하고 행동하며 자매만의 독특하고 단단한 우애를 다져갔다.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 사와코는 다쓰야라는 매력적인 남자를 만나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고, 사와코를 따라 일본으로 유학을 온 미카엘라 또한 다쓰야에게 호감을 느낀다. 문제는 자매가 어린 시절, 서로의 연인을 공유하기로 약속했다는 사실이다. 사와코는 처음으로 미카엘라에게 다쓰야를 공유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고 다쓰야와 결혼해 일본에 남게 된다. 한편 미카엘라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아이를 임신해 갑작스럽게 아르헨티나로 돌아가고 그렇게 자매는 일본과 아르헨티나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20여 년이 지난 어느 날. 사와코는 다쓰야에게 이혼서류 한 장을 남긴 채 자신의 어학원 제자였던 연하의 연인, 다부치와 함께 아르헨티나로 도피행을 택한다. 이제는 딸 아젤렌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던 미카엘라의 일상은 언니 사와코의 갑작스러운 이혼 선언으로 다시 한 번 뒤집힌다. 두 자매의 발칙한 약속에서 피어난 사건들은 도미노처럼 퍼져나가 도쿄와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덮친다. 사와코를 쫓아 아르헨티나로 떠난 다쓰야와 새로운 연인 다부치를 택한 사와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그들을 맞이하는 미카엘라. 네 명의 남녀는 그렇게 아르헨티나의 드넓은 하늘 아래에서 맞닥뜨리게 된다.

별사탕을 묻으면 그게 일본 밤하늘에 흩어져서 별이 된다고 상상했어.
여기서 보는 별은 이를테면 일본에 사는 누군가가, 어쩌면 우리 같은 아이가
일본 땅에 묻은 별사탕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밤하늘을 생각하면서 땅에 별사탕을 묻으며 놀던 평범한 어린 소녀들. 자매는 이민자로서 사회에서 거처를 확보하고 둥지를 견고히 하기 위해 결혼을 하나의 전략으로 여길 수밖에 없는 주위의 어른들을 보고 자랐다. 아르헨티나 국적을 가진 자신들은 그런 전략적인 싸움이 필요 없다고 반론하지만, 실은 어느 곳에도 완전히 소속될 수 없는 이민자의 운명을 일찍이 깨달았는지도 모른다. 사람을, 사랑을 믿을 수 없다 판단한 자매는 서로에게 귀속되길 택하고 자매가 만든 울타리 안에서 자신들만의 발칙한 규칙을 만든다. 서로의 연인을 공유한다. 절대 결혼은 하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약속은 남자라는 존재를 믿지 않겠다는 선언인 동시에 사실은 그녀들이 자신을 붙잡아 줄 굳건한 사랑을 찾아 헤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린 날의 약속에서부터 이미 자매의 외로운 운명이 결정된 것이리라.

확인해봐야 해.
사와코가 근처에 사는 남자아이와 처음으로 키스했을 때
그 사실을 알리자 미카엘라는 그렇게 말했다.
그 애가 정말로 카리나를 좋아하는지 아닌지, 확인해봐야 해.

방탕한 삶을 즐기던 미카엘라는 딸 아젤렌을 키우며 요가를 즐기고 매주 일요일마다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하는 평범한 직장인이 되었지만 그녀에게 요가는 생각을 비우고 몸을 쓰는, 섹스의 대체품이다. 한편 다쓰야의 사업이 날로 번창해 성공한 청년 사업가의 아내로서 호화 저택, 인형의 집이라 불리는 저택에서 새들을 기르며 현실과 동떨어진 삶을 사는 사와코는 사실 자신의 삶이 연극이나 다름없다는 걸 안다. 그런 그녀들의 재회는 어린 시절의 약속이 철없는 아이들의 치기 어린 방황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노년의 나이에 일본계 이민 역사에 대한 책을 쓰기 위해 도서관을 들락거리는 자매의 아버지와 최소한의 스페인어 실력으로 버스 기사나 소매점 주인과의 언쟁을 피할 수 없던 탓에 언제나 화난 것처럼 들리는 스페인어 말투를 구사하는 어머니.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영향인지 중년의 남자와 사랑에 빠져버린 미카엘라의 딸 아젤렌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 안에서 영원히 영향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운명은 비단 사와코나 미카엘라뿐만 아니라 그녀들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아르헨티나가 사와코와 미카엘라에게 선사한 것이 단순히 ‘자유’나 ‘쾌락’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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